기술의 가면을 벗겨라: 딥페이크, 선거 공정성의 정면 도전- 김현철 변호사 칼럼
등록일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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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술의 가면을 벗겨라: 딥페이크, 선거 공정성의 정면 도전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만났다. 지난 2월 9일, 울산 남구 선관위가 지방선거 입후보예정자 ㄱ씨를 경찰에 고발한 사건은 기술의 진보가 민주적 절차를 어떻게 위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되었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4항(딥페이크 영상 등을 이용한 허위사실공표죄) 가중 처벌 규정이 신설된 이후 발생한 ‘1호 고발’ 사례라는 점에서 법조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ㄱ씨 행위의 구체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ㄱ씨는 단순히 자신의 외모를 보정한 수준을 넘어, ‘외국 유명 시사 주간지가 자신을 발전의 주역으로 선정했다’는 명백한 허위 내용을 담은 영상을 제작했다. 더욱이 AI 아나운서가 이를 보도하는 뉴스 형식을 취함으로써 유권자가 가짜 뉴스를 실제 보도로 오인하게끔 고도로 설계된 기만책을 썼다.
핵심 쟁점
법적으로 짚어봐야 할 쟁점은 명확하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AI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제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은 기술 활용에 있어 아래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82조의8 제1항에 따라 선거일 전 90일(3월 5일)부터는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영상 등의 제작·유포·게시뿐 아니라 ‘상영’ 자체가 금지된다.
특히 선관위는 온라인 공간에 영상을 남겨두는 행위 또한 지속적인 게시 상태로 간주한다. 따라서 금지 기간 이전에 올린 영상이라도 3월 5일 이후까지 방치하면 위반이 되므로, 반드시 사전에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금지 기간 이전이라 하더라도 AI 기술을 활용한다면, 동법 제82조의8 제2항에 의거해 해당 결과물이 가상의 정보임을 유권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제261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가장 치명적인 범죄는 기술의 정교함을 믿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이다. 동법 제250조 제4항에 따르면, 당선 목적으로 딥페이크를 이용해 허위 사실을 공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기술은 그릇일 뿐, 그 담긴 내용에 대한 법적 책임은 오롯이 후보자 본인에게 귀속된다.
이제 ‘보이는 것이 믿을 수 있는 것’인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디지털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법의 잣대는 더욱 엄격해져야 하며, 선거 관리의 감시망은 더욱 촘촘해져야 한다. 선관위의 이번 조치는 기술 뒤에 숨어 민심을 왜곡하려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가적 의지의 표현이다.
법치주의의 근간은 투명성이다. 가짜가 진짜의 자리를 찬탈할 때 민주주의는 사막화된다. 이번 첫 고발 사례가 우리 정치권에 기술 윤리를 바로 세우는 강력한 경종이 되길 바란다. 진실은 편집될 수 없으며, 민심은 조작될 수 없다. 그것이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준엄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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