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민법 개정, 유류분은 이제 무조건 '돈'으로 받을 수 있을까요? - 최가경 변호사
등록일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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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민법 개정, 유류분은 이제 무조건 '돈'으로 받을 수 있을까요?
— 부모님이 2023년에 돌아가신 사건도 가액반환이 적용되는지
상속 분쟁 상담에서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민법이 개정돼서 이제 유류분은 부동산 지분이 아니라 돈으로 받을 수 있다던데, 지금 진행 중인 소송에도 적용되나요?" 특히 부모님이 2023년이나 2024년에 돌아가시고, 현재 1심·항소심이 계속 중인 의뢰인들이 이렇게 묻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니오'입니다. 핵심은 소송을 언제 제기했는지가 아니라, 피상속인이 언제 사망했는지입니다.
1. 무엇이 바뀌었나 — 원물반환에서 가액반환으로
기존 유류분 실무는 원물반환이 원칙이었습니다. 부모님 생전에 장남이 부동산을 증여받은 사건에서, 다른 자녀가 유류분을 청구하면 법원은 통상 그 부동산 지분 일부를 이전하도록 명했습니다.
2026. 3. 17. 시행된 개정 민법 제1115조 제1항은 이를 바꾸어, 유류분권리자가 "재산의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즉 유류분 반환의 중심을 부동산·주식 지분에서 금전 정산으로 옮긴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형식 변경이 아닙니다. 과거에는 유류분소송에서 승소해도 형제자매 사이에 부동산 공유관계가 새로 생기고, 이후 공유물분할소송이나 부당이득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개정법은 이러한 후속 분쟁을 줄이려는 취지로 이해됩니다.
2. 진짜 중요한 것은 '부칙 제3조'
이번 개정에서 반드시 함께 봐야 할 조항은 본문이 아니라 부칙 제3조입니다.
"제1115조제1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
문언의 의미는 명확합니다. 2026. 3. 17. 이후 피상속인이 사망한 사건부터 개정 민법의 가액반환 원칙이 적용됩니다.
반대로, 피상속인이 그 전에 사망했다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더라도 개정법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1심이든 항소심이든 결론은 같습니다.
3. 한눈에 보는 적용 기준
| 상속개시일 | 적용 법률 | 반환 원칙 |
|---|---|---|
| 2026. 3. 17. 이후 | 개정 민법 | 가액반환 (금전 정산) |
| 2026. 3. 17. 이전 | 구 민법 | 원물반환 (지분·재산 자체) |
| 2023년 사망 사건 (1심·항소심 계속 중) | 구 민법 | 원물반환 (소송 단계 무관) |
따라서 "법이 바뀌었으니 진행 중인 사건도 모두 돈으로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은 부정확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상속개시일입니다.
4. 2023년 사망 사건은 가액반환이 불가능한가?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구 민법 하에서도 예외적으로 가액반환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①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
증여받은 부동산이 이미 제3자에게 처분된 경우, 또는 근저당권 등 제3자의 권리가 설정된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 유류분권리자는 원물반환 대신 가액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2. 2. 10. 선고 2020다250783 판결). 다만 이는 유류분권리자의 선택권으로 보아야 하므로, 위험을 감수하고 원물반환을 원한다면 법원은 원물반환을 명할 수 있습니다.
② 반환의무자가 가액반환에 동의하거나 다투지 않는 경우
당사자 사이에 금전 정산으로 협의가 이루어졌거나, 반환의무자가 가액반환청구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가액반환을 명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반환의무자가 "부동산 지분으로 반환하겠다"며 가액반환에 반대하는 경우, 원물반환이 가능한 재산에 대해 법원이 그 의사에 반해 가액반환을 명하기는 어렵습니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다42624, 42631 판결).
5. 가액반환이 인정되면 — 금액 산정 시점
가액반환이 인정되는 경우 금액 산정 시점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대법원은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할 때 증여재산의 시가는 상속개시 당시를 기준으로 하지만, 가액반환을 명하는 경우 그 반환가액은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6. 10. 선고 2021다213514 판결). 이 기준시는 원물반환이 불가능한 경우인지, 당사자 합의로 가액반환을 하는 경우인지에 따라 달라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구 민법 사건에서 예외적으로 가액반환을 주장한다면, 단순히 상속 당시 시세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재 감정가와 변론종결 무렵의 재산 가치까지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6. 실무 체크리스트 — 어떤 순서로 검토할 것인가
✓ 상속개시일부터 확인. 2026. 3. 17. 이후라면 개정법(가액반환)을 전제로 청구를 설계.
✓ 이전이라면 구 민법 사건. 원물반환 원칙이 출발점.
✓ 소송 단계는 기준이 아님. 1심·항소심·변론종결 여부와 무관.
✓ 항소심 청구취지를 정교화. 원물반환을 주위적으로, 가액반환을 예비적으로 구성하고, 원물반환 불가·곤란 사유 입증자료를 함께 준비.
7. 마무리 — 첫 질문은 "언제 돌아가셨는가"
2026년 민법 개정으로 유류분 반환은 큰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앞으로의 사건은 금전 정산 중심으로 운영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그 전에 상속이 개시된 사건은 결론이 다릅니다. 진행 중인 소송이라도 개정법이 곧바로 적용되지 않으며, 여전히 원물반환 원칙이 출발점입니다.
유류분소송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질문은 단 하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