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계약 실무 2]계약의 성립 시점 - 전령현 변호사
등록일 20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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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중국 기업과의 거래에서 “계약이 언제 성립하였는가”는 실무상 빈번히 다투어지는 쟁점이다. 정식 계약서에 날인이 이루어지기 전이라도 계약이 이미 성립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이 시점의 판단은 이행청구, 위약책임, 계약 해제 가능 여부 등과 직접 연결된다. 본고는 현행 「민법전」 계약편을 기준으로 계약 성립 시점 및 형식에 관한 규율을 정리한다.
성립의 일반원칙 — 승낙의 효력 발생
민법전 제483조는 승낙(承諾)이 효력을 발생하는 때에 계약이 성립함을 원칙으로 규정한다. 이는 별도의 형식을 요하지 아니하는 불요식·불요물 계약에 관한 기본원칙으로서, 당사자가 달리 약정하거나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계약 성립의 일반원칙
승낙이 효력을 발생한 때 계약이 성립한다.
즉 계약의 성립은 반드시 서면 계약서의 작성·날인을 전제로 하지 아니한다.
계약의 형식과 전자적 방식
민법전 제469조는 계약이 서면·구두 또는 기타 형식으로 체결될 수 있음을 규정한다. 나아가 동조는 전자데이터교환(EDI)·전자우편 등의 방식으로 그 내용을 유형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수시로 열람·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전문(數據電文)을 서면형식으로 간주한다.
서면형식으로 인정될 수 있는 전자적 방식
전자데이터교환(EDI) · 전자우편 · 열람과 이용이 가능한 데이터전문
실무상 유의할 점은, 정식 계약서의 날인이 없더라도 당사자 간에 교환된 전자우편 등이 서면계약의 근거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계약서 미작성”이라는 사정만으로 계약 미성립을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계약서 형식에 의한 성립 — 서명·날인·지장
계약서(合同書) 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민법전 제490조 제1항은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 또는 지장(按指印)을 한 때 계약이 성립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계약서 형식의 성립 시점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 또는 지장을 한 때
본조와 관련하여 종전 「계약법」과 비교되는 지점은, 지장(指印)에 서명·날인과 동등한 법적 효력이 명문으로 부여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종래 사법해석(「계약법 사법해석(2)」 제5조)에서 인정되던 내용을 법률 차원으로 수용한 것으로 이해된다.
계약서에서 “서명하고 날인한다(簽字並蓋章)”고 정한 경우에는 서명과 날인이 모두 구비되어야 계약이 성립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성립요건에 관한 당사자의 약정이 우선하는 것이므로, 계약서상 서명·날인 조항의 문언을 정치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자계약의 특칙
전자상거래의 확산에 대응하여 민법전 제491조는 전자적 방식에 의한 계약 성립에 관한 특칙을 두었다. 당사자 일방이 인터넷 등 정보망을 통하여 게시한 상품 또는 서비스 정보가 청약의 요건을 갖춘 경우, 상대방이 해당 상품·서비스를 선택하여 주문을 성공적으로 제출한 때 계약이 성립한다. 다만 당사자가 달리 약정한 경우에는 그 약정에 따른다.
전자계약의 성립 시점
① 주문을 성공적으로 제출한 때
② 확인서 작성을 요구한 경우에는 확인서를 작성한 때
이는 온라인 거래에서 판매자가 표시가격 오류 등을 이유로 성립된 계약을 일방적으로 부인하기 어렵게 하는 규율로 기능한다.
실무상 시사점
이상을 종합하면, 중국 거래에서 계약 성립 여부는 정식 계약서 날인의 유무만으로 판단되지 아니한다. 교섭 과정에서 교환된 전자우편·데이터전문의 내용, 승낙의 문언, 계약서상 성립요건 조항의 표현 등이 성립 시점을 좌우할 수 있다.
한국 기업 및 그 법무 담당자는 교섭 단계의 의사표시 문언부터 신중을 기하고, 계약서의 성립요건 조항을 명확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다음 편에서는 계약의 효력, 특히 무효·취소 사유에 관하여 검토하겠다.
[중국 계약 실무 3]에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