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윤 변호사 K-뷰티 칼럼] 제11편: [유럽 CPNP 및 중국 NMPA] 기술 규제의 벽을 넘는 디지털 컴플라이언스
등록일 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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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윤 변호사의 K-뷰티 법률 솔루션] 글로벌 시장의 승자가 되는 법
Volume 4. 해외 진출 및 글로벌 규제 대응
제11편: [유럽 CPNP 및 중국 NMPA] 기술 규제의 벽을 넘는 디지털 컴플라이언스
‘No Data, No Market’ 시대의 글로벌 생존 전략
도입: 글로벌 규제 장벽, 서류를 넘어 기술 역량의 시험대로
세계 화장품 시장은 과거 기업의 자율적인 보고나 사후 관리에 의존하던 시대를 지나, 현재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시장 퇴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국가의 엄격한 통제가 개입되는 ‘규제 현대화’의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미국이 2022년 12월 MoCRA(화장품 규제 현대화법)를 제정한 흐름과 함께, 유럽 연합(EU)의 CPNP(Cosmetic Products Notification Portal) 운영 고도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완전판 안전성 평가 보고서 의무화가 맞물리며 글로벌 규제 패러다임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 R&D와 공급망 관리의 시험대: 강화된 글로벌 규제는 단순한 행정 절차의 추가를 넘어 기업의 공급망 관리와 연구개발 역량 자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 원료 안전 정보의 중요성: 중국의 원료 안전 정보 제출, 완전판 안전성 평가 보고서 작성 의무는 제조사와 브랜드사 간 정보 공유 계약과 고도의 데이터 관리 능력을 요구합니다.
- 시장 진입 차단 리스크: 이러한 기술 규제를 통과하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 진입 자체가 차단될 수 있으므로, 이는 기업 생존과 직결된 법적 컴플라이언스 과제입니다.
- SKU와 국가별 기한 관리: 글로벌 시장에서 수천 개의 SKU를 관리하는 기업에게 국가별 라벨 업데이트 기한과 갱신 일정을 수동으로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 상당한 주의의 정황 증거: 디지털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은 문제 발생 시 기업이 상당한 주의를 다했음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 증거가 됩니다. 다만 시스템 보유 사실만으로 면책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기록의 무결성과 연속성이 함께 입증되어야 합니다.
- 리스크 관리 자산: 규제 변화를 자동 감지하고 성분 정보를 실시간 업데이트하며 서류 생성을 지원하는 디지털 시스템 투자는 장기적으로 리스크 관리 비용을 줄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업권을 지키는 핵심 자산이 됩니다.
유럽 연합(EU): CPNP 신고와 2026년 알레르기 성분 표시의 대변화
- RP 지정 의무: 유럽 연합 시장에 출시되는 모든 화장품은 Regulation (EC) No 1223/2009에 따라 반드시 EU 역내에 설립·소재한 자연인 또는 법인을 책임자(Responsible Person, RP)로 지정해야 합니다.
- 법적 역할: RP는 단순한 서류 대행자가 아니라 해당 제품이 유럽 규정을 준수하고 있음을 보증하며, 시장 감시 당국의 제1차 소통 창구가 됩니다.
- 안전성 및 리콜 의무: RP는 제품이 정상적이거나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조건에서 사용될 때 인체 건강에 안전함을 보장해야 하며, 심각한 유해사례(SUE) 발생 시 당국 보고와 리콜 등 조치를 취할 의무를 집니다.
- 계약 관리의 중요성: 한국 기업이 현지 법인이 없어 RP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RP는 배합비 등 기밀 정보에 접근하게 되므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선정과 계약 관리가 중요합니다.
- PIF 보관: 제품 정보 파일(Product Information File, PIF)은 제품의 이력서이자 안전성 증명서 역할을 하며, 마지막 배치가 시장에 나온 후 10년 동안 보관되어야 합니다.
- CPSR 작성 자격: PIF의 핵심인 화장품 안전성 보고서(CPSR)는 약학, 독성학, 의학 또는 유사 분야의 대학 학위를 보유한 안전성 평가사에 의해 작성되어야 합니다. EU에는 별도의 안전성 평가사 라이선스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규정상 자격 요건 충족이 요구됩니다.
- 시험 데이터: CPSR은 원료의 순도, 미생물학적 품질, 포장재 적합성 등을 포함하며, 실무상 안정성 시험 데이터와 방부력 테스트(Challenge Test, ISO 11930) 결과가 요구됩니다.
- No Data, No Market: 원료 독성 데이터가 부족할 경우 추가 실험이나 원료 교체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EU는 화장품 목적의 동물실험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추가 실험은 동물 대체 시험법에 따라야 합니다.
- 규정 확대: 유럽 연합은 Commission Regulation (EU) 2023/1545에 따라 화장품 라벨에 개별 표시해야 하는 향료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기존 24종에서 56종 추가했습니다. 통합 표기 방식에 따라 최종 목록은 약 80여 종으로 집계됩니다.
- 적용 시점: 2026년 7월 31일부터는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제품을 EU 시장에 출시할 수 없고, 2028년 7월 31일부터는 이미 출시된 재고를 포함하여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 자체가 금지됩니다.
- 표시 기준: 세정형 제품은 0.01%, 바르는 제품은 0.001%를 초과하여 포함된 모든 알레르기 성분을 성분표에 개별 명시해야 합니다.
- 라벨 재검증: 2025년 11월 정정공고로 일부 INCI 명칭이 수정되고 정유 항목 범위가 확대되었으며 물질 1종이 추가되었습니다. 2023년 원문을 기준으로 라벨 디자인을 확정한 기업은 반드시 재검증이 필요합니다.
- 실무 초점: 1차 기한이 경과한 현재 실무의 초점은 신규 출시분의 완전한 준수 여부 점검과 2028년 7월 31일까지 남은 비적합 재고의 회수·소진 계획 수립으로 이동했습니다.
- 보충 적용: 2024년 12월 13일부터 시행된 일반 제품 안전 규정(GPSR)에 따라 온라인 판매 제품 규제가 강화되었습니다. 다만 화장품은 화장품 규정이 우선 적용되는 영역이 있으므로, GPSR은 화장품 규정이 규율하지 않는 부분에 보충적으로 적용됩니다.
- 데이터 일치성: 온라인 판매 페이지의 정보와 CPNP에 신고된 데이터 간 일치 여부가 더욱 엄격하게 점검됩니다.
- 통합 관리: 한국 기업들은 CPNP 신고 데이터와 온라인 판매 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중국(NMPA): 완전판 안전성 평가와 원료 안전 정보의 파고
2026년은 중국 화장품 규제가 과도기를 끝내고 완전한 기술 통제 단계로 진입한 원년입니다. 2025년 4월 30일자로 간소화판 안전성 평가 보고서 제출 허용 기한이 종료되고, 2025년 12월 31일자로 5종 원 특수용도화장품 과도기가 종료되면서 NMPA는 실무 데이터의 진실성 검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완전판 보고서 원칙: 중국 국가약감국 공고에 따라 2025년 5월 1일부터는 등록·신고 시 완전판 안전성 평가 보고서만 제출할 수 있습니다.
- 예외의 정확한 이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일반화장품에 한하여 안전성 평가 기본 결론만 제출하고 완전판 보고서는 기업이 자체 보관·비치하도록 허용됩니다. 이는 제출 면제일 뿐 작성 면제가 아니라는 점이 실무상 가장 빈번한 오해입니다.
- 사후 감사 강화: 완전판 보고서의 부실이 발견될 경우 경내책임자는 물론 해외 제조사까지 심각한 위법·신용상실 명단에 등재되는 등 강력한 법적 리스크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 데이터 신뢰성: 각 원료의 독성학적 우려 역치(TTC) 및 안전역(MoS) 산출 근거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통관 및 시장 감사의 핵심 지표가 되었습니다.
- 과도기 종료: 발모, 제모, 가슴 미용, 체형 관리, 제취 등 5종의 과도기는 2025년 12월 31일자로 종료되었고, 2026년 1월 1일부터 해당 효능을 표방하는 제품의 생산·수입은 물론 판매까지 전면 금지되었습니다.
- 재편 결과: 원 발모류 중 탈모 감소에 도움을 주는 제품만 방탈발 특수화장품으로 잔존하고, 절모 방지 표방 제품과 제모·제취·가슴 미용 제품 등은 일반화장품으로 이관되었습니다. 육발 효능 표방 자체는 소멸했습니다.
- 실무 과제: 과도기 중 재고 소진이 가능하다는 전제는 더 이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판매 행위 자체가 금지된 이상 잔여 재고가 있다면 즉각적인 시장 철수·폐기 및 신규 카테고리에 맞춘 처방 재설계와 재등록·재신고가 필요합니다.
- 제출 방식의 이원화: 원료 안전 정보는 원료 공급사가 발급한 보고 코드로 갈음할 수 있으나, 코드가 없는 경우 등록인·신고인이 원료 공급사로부터 직접 자료를 확보하여 제출·보관해야 합니다.
- 브랜드사의 책임: 이는 브랜드사가 모든 독성 데이터의 진실성을 직접 검증하고 법적 책임을 부담한다는 의미입니다.
- 고위험 원료: 방부제나 자외선 차단 성분 등 고위험 원료는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할 경우 간소화된 자료 제출이 어려우며, 원료 공급사와의 데이터 공유 계약이 기업의 생존권과 직결됩니다.
법적 리스크 분석: 제조사와 수출업체 간 ‘협조 의무’의 경계
해외 규제 대응 과정에서 브랜드사와 ODM/OEM 제조사 간 갈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등록·신고나 미국의 MoCRA 리스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오류는 단순한 실무 실수를 넘어 손해배상 소송으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 사건의 발단: 수출업체는 제조업체가 중국 위생허가에 필요한 성분 비율과 제조사 명칭 등을 오류로 제공하여 수출이 좌절되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조업체의 정보에 일부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최종적으로 제조사의 책임을 제한적으로 보았습니다.
- 기각 사유: 계약서상의 협조 의무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이를 근거로 모든 행정 절차의 완벽한 이행을 법적 의무로 강제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시사점: 수출 기업이 제조사로부터 데이터를 제공받을 때는 단순히 ‘협조한다’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 정확성에 대한 책임 소지를 계약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 구체적 책임 명시: “중국 NMPA 완전판 보고서 요건 충족 보장”과 같이 특정 규제 대응을 위한 데이터의 완결성을 계약의 핵심 의무로 규정해야 합니다.
- 데이터 제공 기한: 규제 당국의 요청 시 제조사가 7일 이내에 관련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식의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설정해야 합니다.
- 손해배상 범위: 정보 오류로 인한 수입 거부 시 직접 손해뿐만 아니라 일실이익 등 간접손해까지 포함하도록 배상 범위를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영업손실은 손익계산서상 영업이익 감소분 등 산정 기준을 특정하는 것이 분쟁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 디지털 컴플라이언스: 원료 공급사로부터 받은 독성 데이터와 제조 기록을 전자문서의 무결성이 담보되는 시스템에 기록하여 데이터의 위변조 가능성을 차단해야 합니다.
- 법적 증거 자료화: 실시간 업데이트 이력은 기업의 주의의무 이행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가 되며, 제조물 책임(PL) 리스크를 방어하는 핵심 자산이 됩니다.
- 국가별 기록 관리: MoCRA는 심각한 이상반응 기록을 6년간, 소규모 사업자는 3년간 보관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EU의 PIF 보관 기간 10년과는 기산점과 기간이 모두 다르므로 국가별로 구분 관리해야 합니다.
결론: Compliance by Design이 K-뷰티 프리미엄을 만든다
글로벌 화장품 규제는 이제 제품을 완성한 뒤 거치는 사후 승인의 개념을 넘어, 제품의 탄생부터 사멸까지 전 과정에 개입하는 강력한 법적 프레임워크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6년은 미국 MoCRA의 강화된 권한 집행, 유럽 향료 알레르기 표시 규제의 1차 기한 도래, 중국의 완전판 보고서 체제 안착과 신규 시험 방법 시행이 맞물린 규제 현대화의 분수령입니다.
- 향료 알레르기 대응: 유럽 연합은 표시 의무 향료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기존 24종에서 약 80여 종으로 확대했으며, 2026년 7월 31일부터 신규 출시분에, 2028년 7월 31일부터 유통 재고 전반에 적용됩니다. 초기 포뮬러 설계 단계에서 해당 성분을 원천 배제하거나 대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 PFAS 및 유해 물질 차단: 미국 일부 주는 의도적으로 첨가된 PFAS 함유 화장품의 판매를 이미 금지하고 있으므로, 미국 시장 대응은 주별 개별 확인이 필수적입니다. 제품 개발 시 PFAS가 발생할 수 있는 코팅 공정이나 원료를 사전에 필터링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합니다.
- 안전성 입증의 상시화: 제품 설계 시점부터 원료 공급사와 협력하여 상세 독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디지털 시스템에 기록하여 과학적으로 견고한 안전성 입증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 해외 인증 및 시험비 지원: KOTRA 등이 운영하는 해외 인증 지원 사업을 통해 해외 등록 및 시험 비용의 일부를 보전받아 재무적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 공동 물류 및 수출 바우처: 해외공동물류센터 사업을 통해 통관 후 배송 과정에서의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고, 수출바우처 사업으로 전문 컨설팅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 정보 비대칭 해소: 대한화장품협회와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제공하는 국가별 법령 번역본과 정기 리포트를 확인하여 최신 규제 타임라인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2026년 8월 현재, 글로벌 시장의 규제 장벽은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이는 동시에 준비된 기업에게는 K-뷰티 프리미엄을 공고히 할 기회입니다.
규제 준수는 단순한 행정 비용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영업권을 수호하고 제조물 책임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필수적인 법적 자산입니다. 미국 MoCRA의 투명성, 유럽 CPNP의 예방적 안전성, 중국 NMPA의 과학적 실증 요구는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하나의 정점으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격차를 기술적 혁신과 디지털 컴플라이언스로 메우는 기업만이 전 세계 소비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신뢰받는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