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특별사법경찰관 수사지휘 직무 삭제 이후 근로감독관의 독자적 수사책임 강화와 이에 따른 노동청 사건 대응의 변화를 살펴본다.
「검사의 수사지휘 없는 근로감독관 수사, 무엇이 달라지나」
- 전별 변호사
최근 고용노동부가 「노동감독관 수사역량 강화 교육계획」을 발표했다. 단순히 근로감독관에 대한 교육을 확대한다는 정도의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 올해 형사사법체계의 변화와 맞물려 근로감독관의 수사책임과 역할 자체가 상당히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오는 10월 2일부터 검사의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수사지휘 직무가 삭제된다. 이에 따라 특별사법경찰관인 근로감독관 역시 종전보다 독자적으로 사실관계와 법리를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여기에 올해 3월 12일부터 법 왜곡죄가 시행되면서 수사의 적정성과 법 적용에 대한 수사주체의 책임과 부담 역시 한층 커졌다.
특히 근로감독관의 업무는 다른 특별사법경찰과 비교해도 범위가 넓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근로감독관은 특별사법경찰 가운데 검찰에 송치하는 사건이 가장 많고, 19개 법령, 1,022개 조문에 이르는 노동관계법령을 담당한다. 단순 임금체불뿐 아니라 부당노동행위, 불법파견, 산업안전 등 사실관계와 법률관계가 복잡한 사건까지 수사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근로감독관의 ‘독자적 수사 완결성’ 강화라고 할 수 있다. 검사의 수사지휘를 전제로 하지 않고 감독관이 수사 전 과정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역량과 내부 지휘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교육 분야 역시 임금체불과 같은 일반 사건에서 부당노동행위·불법파견 등 복잡한 노동형사사건으로 확대되고, 조사면담뿐 아니라 강제수사와 디지털포렌식 등에 관한 전문교육도 강화될 예정이다.
이는 노동청 사건의 실무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동안 노동청 진정·고소 사건은 기업 실무에서 민사소송이나 노동위원회 사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가볍게 취급되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임금체불 사건의 경우 인사담당자가 출석하여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요구받은 자료를 제출하는 정도로 대응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근로감독관은 근로기준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산업안전보건법 등 노동관계법령 위반 범죄에 관하여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수사권을 행사한다. 노동청 조사는 단순한 행정조사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형사수사의 한 과정이다.
특히 앞으로 근로감독관의 독자적인 수사책임이 강화되면 최초 진술과 초기 자료제출 단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부당노동행위나 불법파견과 같이 사실관계와 법률평가가 복잡한 사건에서 감독관이 수사 초기부터 이메일·메신저·인사자료 등 디지털 자료와 내부 문건을 확보할 경우, 그 자료와 진술은 해당 형사사건에 그치지 않고 관련 노동위원회 사건이나 민사소송에도 사실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불법파견 사건에서 현장 관리자가 노동청 조사 과정에서 작업방법이나 인력배치에 관하여 한 진술은 이후 민사소송에서 원청의 지휘·명령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부당노동행위 사건에서도 노조와의 교섭 과정이나 인사조치의 배경에 관한 담당자의 최초 진술, 내부 이메일이나 메신저 내용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판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 역시 노동청 조사에 단순히 인사담당자를 출석시키는 방식에서 벗어나 형사방어의 관점에서 사실관계와 증거, 진술의 일관성을 사전에 검토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첫 조사 이전부터 사건의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한편, 어떤 자료를 어떠한 범위에서 제출할 것인지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하나의 노사분쟁이 노동청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해고·임금·불법파견·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분쟁은 노동위원회 구제절차와 민사소송, 형사절차가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① 최초 진정 또는 고소의 내용, ② 당사자와 담당자의 최초 진술, ③ 메신저·이메일·인사자료 등 제출자료의 범위, ④ 노동위원회와 민사소송에서 취할 주장과의 정합성을 사건 초기부터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나 노동조합 측에서도 진정이나 고소를 제기하는 단계부터 어떤 사실이 어떠한 구성요건을 뒷받침하는지, 이를 입증할 자료가 무엇인지를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근로감독관의 수사가 전문화될수록 노동청 사건 역시 당사자 모두에게 보다 정교한 사실 주장과 입증을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근로감독관의 수사 전문성이 높아지는 것은 노동관계법의 실효성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필요한 변화다. 동시에 검사의 수사지휘가 사라지고 수사에 관한 판단과 책임이 수사주체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귀속되는 만큼, 수사의 적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내부 지휘·검토체계 역시 중요해질 것이다.
이제 노동청 사건을 단순한 ‘진정 사건 대응’으로 바라보기는 어렵다. 노동청의 첫 조사는 노동위원회·민사·형사절차로 이어지는 노동분쟁의 사실관계를 처음으로 고정하는 단계가 될 수 있다. 수사체계가 변화하고 근로감독관의 독자적 수사역량이 강화되고 있는 지금, 노동청 사건을 바라보는 기업과 근로자·노조, 그리고 법률가의 대응방식도 함께 달라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