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변호사의 공무원 감사·징계·소청 6편]잘못이 인정되는 것과 징계수준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등록일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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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이 인정되는 것과 징계수준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감사나 조사 과정이 진행되면서 처음과는 다른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실제로 이 일을 했는가”가 문제였다면, 사실관계의 일부가 확인된 뒤에는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징계를 받게 되는가”가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옵니다.
이 두 질문은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사실이 인정된다는 것과 그 사실에 대해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가운데 어느 징계가 적정한지는 같은 판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행정부 소속 일반 국가공무원의 징계제도를 기준으로 설명합니다. 지방공무원이나 교육·경찰·소방공무원 등 별도의 징계규정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해당 규정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잘못이 인정됐다고 징계수준까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공무원법」 제78조는 공무원이 같은 법 및 같은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경우, 직무 안팎에서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등을 징계사유로 규정합니다. 반면 제79조는 징계의 종류를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으로 구분합니다.
징계사건에서는 먼저 실제로 문제 된 행위가 있었는지, 그 행위가 법률상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인정되는 잘못에 어느 정도의 징계가 적정한지를 따져야 합니다. 이때는 비위의 정도와 과실, 담당 직무, 행위의 경위와 결과, 공직 안팎에 미친 영향 등이 함께 고려됩니다.
사실관계를 전부 부인하기 어려운 사건이라면 이 구분은 더 의미가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사실까지 무리하게 부인하는 것과, 인정되는 사실의 범위를 정확히 정한 뒤 그에 상응하는 책임의 정도를 따져 보는 것은 다른 대응입니다.
비위의 이름만 보고 징계수준을 정하지 않습니다
「공무원 징계령」 제17조는 징계위원회가 징계의 정도를 정할 때 혐의 당시 직급, 징계요구의 내용, 비위행위가 공직 안팎에 미치는 영향, 평소 행실, 공적, 뉘우치는 정도와 그 밖의 정상을 참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는 이를 더 구체화합니다. 비위의 유형과 정도, 과실의 경중, 당시 직급과 공무원 근무경력, 공직 안팎에 미친 영향, 평소 행실, 공적, 뉘우치는 정도, 관련 업무 처리의 적극성이나 그 밖의 정상 등을 고려해 해당 별표의 징계기준에 따라 의결하도록 규정합니다.
그래서 먼저 확인할 것은 자신에게 어떤 비위 유형과 징계기준이 적용되는지입니다. 같은 유형의 비위라도 비위의 정도와 고의·중과실·경과실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기준을 개별 사건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도 따로 살펴야 합니다. 같은 의무위반이라도 행위가 발생한 경위, 담당 업무와의 관계, 실제 결과 등은 사건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훈장·포장이나 일정한 표창 등 법령이 정한 공적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행규칙은 일정한 공적이 있는 경우 징계를 감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모든 공적이 감경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감경이 제한되는 비위도 있습니다. 공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일정한 감경 결과가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징계재량에도 법적 한계가 있습니다
어느 징계를 선택할 것인지에는 징계권자의 재량이 인정됩니다. 그러나 징계사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수준의 징계든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공무원에게 징계사유가 있는 경우 어느 처분을 선택할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하지만, 그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면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할 수 있다고 보아 왔습니다.
대법원 1991. 7. 23. 선고 90누8954 판결은 이러한 구조를 잘 보여줍니다. 경찰공무원이 공정한 업무처리에 대한 사례로 두고 간 30만 원을 피동적으로 수수했다가 돌려준 사안에서, 대법원은 수행 직무의 특성, 비위의 내용과 성질, 징계 목적, 징계양정 기준뿐 아니라 금품수수의 액수·경위·시기와 이후 직무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사건의 해임처분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1991년에 선고된 경찰공무원 금품수수 사건입니다. 현재의 금품수수 징계기준을 적용해 나온 결론은 아니므로, 지금 유사한 금액이나 사실관계가 문제 된다고 해서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판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징계사유의 존재와 그에 대해 선택한 징계수준의 적정성을 구별해 판단한다는 법리입니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도 같은 기준을 이어갑니다. 직무의 특성,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가 달성하려는 행정목적, 징계양정 기준 등을 종합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동시에 징계권자가 합리적인 내부 징계양정기준을 두고 그 기준에 따라 처분했다면, 기준 자체에 합리성이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쉽게 재량권 남용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결국 양정에 관한 판단은 양쪽 방향으로 열려 있습니다. 징계권자의 재량에는 법적 한계가 있지만, 당사자에게 유리한 사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가 당연히 낮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을 다투는지 섞이지 않아야 합니다
징계사유와 징계양정을 나누어 보면 사건에서 확인해야 할 자료도 달라집니다.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되는 행위 자체와 그 행위가 발생한 경위는 구별할 수 있습니다. 행위가 인정되더라도 고의·중과실·경과실 가운데 어떻게 평가되는지는 다시 살펴야 하고, 이는 징계양정에도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 발생한 결과, 담당 업무와의 관련성, 사후조치 역시 따로 검토할 요소입니다.
그래서 징계수준이 문제되는 단계에서는 현재 어떤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있는지를 먼저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자체를 다툴 부분, 그 사실에 대한 법률적 평가를 다툴 부분, 사실은 인정하지만 양정에서 평가받아야 할 사정을 서로 뒤섞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단순히 “인정할 것인가, 부인할 것인가”를 정하는 작업과는 다릅니다. 어떤 징계사유가 어느 범위까지 인정되는지 확인하고, 그 범위의 잘못에 어느 수준의 책임을 묻는 것이 적정한지를 각각 검토하는 과정입니다.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어떤 자료를 확인할지, 의견서와 소명자료를 어떻게 준비할지, 위원회에서 사실관계와 징계수준을 어떤 방식으로 나누어 주장할지는 이후 단계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문제입니다.
잘못이 인정된다는 판단만으로 징계사건의 판단이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이 징계사유로 인정되는지와, 그 잘못에 어느 정도의 징계가 적정한지는 끝까지 구별해서 보아야 합니다.
Q&A 관련 Q&A 관련 질문 8개 전체 보기 ↓
Q. 공무원 징계사유가 인정되면 징계수준도 자동으로 정해지나요? 답변 보기
아닙니다.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와 어느 수준의 징계를 할지는 구별해서 판단합니다. 잘못이 인정되더라도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가운데 어느 징계가 적정한지는 비위의 정도와 과실, 담당 직무, 행위의 경위와 결과 등 양정요소를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Q. 공무원 징계에서 ‘징계사유’와 ‘징계양정’은 무엇이 다른가요? 답변 보기
징계사유는 문제 된 행위가 실제로 있었는지, 그리고 그 행위가 법률상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문제입니다. 징계양정은 징계사유가 인정된 뒤 그 잘못에 어느 정도의 징계를 부과하는 것이 적정한지를 판단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것과 요구된 징계수준까지 받아들이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Q. 같은 종류의 비위를 저지르면 같은 징계를 받나요? 답변 보기
비위의 명칭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같은 징계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적용되는 징계기준과 함께 비위의 정도, 고의·중과실·경과실 여부, 당시 직급과 근무경력, 공직에 미친 영향, 행위의 구체적인 경위와 결과 등을 살펴야 합니다.
Q. 고의인지 과실인지가 공무원 징계수준에 영향을 주나요? 답변 보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현행 공무원 징계기준은 비위의 정도뿐 아니라 고의·중과실·경과실 등 과실의 경중을 구별해 양정을 판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행위 자체가 인정되더라도 어떤 경위에서 발생했고 어느 정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Q. 표창이나 공적이 있으면 공무원 징계가 반드시 감경되나요? 답변 보기
반드시 감경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령이 정한 일정한 공적은 감경을 검토할 요소가 될 수 있지만, 공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경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비위 유형에 따라 공적에 의한 감경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적용되는 징계기준과 감경 제한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징계수준은 징계권자의 재량이라면 너무 무거운 징계도 다툴 수 없나요? 답변 보기
그렇지 않습니다. 징계 종류를 선택하는 데에는 징계권자의 재량이 인정되지만 그 재량에도 법적 한계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직무의 특성, 비위의 내용과 성질, 징계의 목적과 양정기준 등을 종합했을 때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는 재량권 일탈·남용이 문제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잘못의 일부를 인정하면 징계사유 전체를 인정한 것으로 보나요? 답변 보기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행위 자체, 그 행위에 대한 법률적 평가, 고의·과실의 정도, 책임의 범위는 서로 구별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정되는 사실이 무엇인지와 여전히 다툴 수 있는 사실·법률적 평가가 무엇인지부터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징계수준이 너무 무겁다고 생각되면 무엇을 먼저 확인해야 하나요? 답변 보기
우선 어떤 징계사유가 어느 범위까지 인정되고 있는지 확인한 뒤, 자신에게 적용된 비위 유형과 징계기준, 비위의 정도와 고의·과실 평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다음 담당 직무와의 관련성, 실제 발생한 결과, 행위의 경위, 공적이나 사후조치 등 양정에서 평가될 사정을 구별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위 Q&A는 행정부 소속 일반 국가공무원의 징계제도를 중심으로 한 설명입니다. 지방공무원·교육공무원·경찰공무원·소방공무원 등은 별도의 징계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